소개글
>장수상회는 홀로 사는 마트 직원 김성칠과 꽃가게 사장 임금님 그리고 이웃들의 이야기이다. 성칠과 금님의 황혼 로맨스가 간질거리게 그려지고 둘을 돕는 마트 사장과 주변 인물들의 지원이 잔잔하게 감동스럽다. 그렇게 잘 진행되는 로맨스는 갑자기 반전을 하고 눈물을 참을 수 없는 가족이야기가 된다.
간추린 이야기
시골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한 남학생이 있다. 버스가 도착하고 버스에서 내린 여학생을 남학생이 거리를 두고 따라간다. 앞서 가던 여학생이 갑자기 되돌아와서 '먼저 자기 이름을 말해야지, 그런 법이 어디 있냐'라고 한다. 풋풋한 모습은 현재로 바뀐다. 이 뒤의 간추린 이야기는 이렇다. 한 할아버지가 쓰레기를 들고 나오다가 옆집 이사차가 길을 막는다고 버럭 화를 낸다. 이 할아버지는 마트에서 일하는 김성칠 직원이다. 할아버지가 쌀을 씻고 밥을 안치려는데 밥솥에 있는 새로 지은 밥을 보고서 집에 도둑이 있다고 신고 전화를 한다. 경찰은 장난으로 받아들이고 전화를 끊는다. 어느 날 성칠이 집으로 들어가며 문을 열다가 안에서 나오는 이사 온 옆집 여자와 마주친다. 성칠은 여자를 도둑으로 알고 경찰서에 끌고 가서 신고를 한다. 이때 여자의 딸이 찾아와서 경찰에게 전후사정을 설명하고 성칠과 여자는 집으로 돌아온다. 성칠이 여자에게 주인 없는 집에 들어온 잘못을 지적하자 여자는 걱정되어서 그랬다고 대꾸한다. 혼자 사는 성칠이 걱정되어서 들여다본 것이라고 말한다. 여자는 대뜸 자신의 이름은 임금님이라며 사과로 밥을 사라고 말하고 집으로 들어간다. 성칠은 지금 장수마트 사장에게 레스토랑에서 주문하는 법을 교육받고 있다. 세탁소에서 양복을 맞춰 입은 말끔해진 성칠이 금님과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친 후 집 앞에 도착한 금님이 전화해도 되냐고 묻고 휑하니 안으로 들어간다. 전화기를 머리맡에 두고 기쁜 듯한 표정으로 성칠은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 성칠은 새 핸드폰을 장만하고 여자와 문자를 주고받기 시작하고 사진도 찍어 보낸다. 마트 사장의 딸 커플이 성칠에게 데이트 코치를 해준다. 식사 메뉴 고르기, 길거리 쇼핑, 3D 영화 보기, 댄스 강습, 놀이공원까지 코치를 받으며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성칠에게 금님의 딸이 어머니를 만나지 말아 달라 말한다. 다음날 금님의 딸이 말끔해 보이는 성칠 또래의 남자와 친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금님과 데이트하는 성칠이 까칠하게 굴다가 처음으로 금님과 다투게 된다. 금님의 꽃가게에서 전에 본 남자와 돈 때문에 다투는 모습을 보게 된다. 금님이 성칠을 찾아와서 밥을 해주고 가며, 넌지시 재개발 팸플릿을 전해주고 간다. 방문약속을 지키지 잊은 성칠에게 안경점에서 전화를 주지만 성칠은 까맣게 기억이 없다. 급하게 금님과의 데이트 장소로 가던 성칠은 갑자기 아무 기억이 나지 않아 당황한다. 금님에게 상황을 말하고 함께 병원에서 검사를 하게 된다. 병원에서 전화가 오고 의사는 가벼운 건망증이라고 하는데 뭔가 수상하다. 금님과 성칠을 의사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마트 사장이 성칠의 인감도장을 가지고 나오다 말리는 성칠을 밀치고 어딘가로 향한다. 마트사장이 금님의 딸에게 전화를 받고 성칠을 찾아서 함께 금님이 입원한 병원으로 간다. 금남의 딸이 성칠을 붙잡고 엄마가 많이 아프다며 성칠을 아빠라고 부른다. 그리고 자기는 아빠 딸이고 마트 사장은 아들이라고 정말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냐고 묻는다. 성칠은 가족을 기억하지 못하는 치매 환자였고 그런 아버지를 가족들이 가까이에서 모르게 돌보고 있었다.
주인공
1940년 6월 7일생 배우 박근형이 주인공 성칠을 연기했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연극상 연기상으로 유명해졌다. 후에 TBC와 MBC에서 TV 활동을 하다가 프리랜서로 활동을 했다. 김갑수, 백윤식 등의 배우들이 따라 하고 존경하는 배우이며, 많은 연기파 배우들이 멘토로 인정하고 있다. 서구적인 마스크와 카리스마로 회장님이나 정치인 등을 연기한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는 배우이지만, 성칠과 같은 친근하고 서민적인 모습도 잘 어울리는 배우이다. 젊은 날에는 잘 생긴 얼굴이 오히려 배역을 맡는데 방해가 된 케이스인데 그래서인지 유난히 악역을 많이 맡았다, 악랄한 보스, 친일인사, 일본형사 역할등을 맡았다. 안 어울릴 것 같지만 드라마 형제의 강에서 큰 아들에게 무시당하는 못난 아버지역으로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칠성의 아내 금님은 배우 윤여정이다. 1947년 6월 19일생으로 1966년 TBC 공채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드라마에서는 시어머니와 어머니 역할로 익숙하지만 영화 돈의 맛, 푸른 소금, 죽여주는 여자 등에서 카리스마와 깊은 내공을 보여주는 연기도 많이 했다. 2010년에는 임상수 감독의 하녀로 그해 여우조연상을 무려 10개나 수상했다. 최근에는 영화 미나리와 파친코 등을 통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윤식당, 꽃보다 누나 등을 통해서 TV 예능으로도 널리 알려지고 있다.
단상
사랑하는 가족이 병으로 아파하는 모습만큼 다른 가족들을 괴롭게 하는 게 없다. 특히 평생을 함께 한 부모님의 병환은 자녀들에게 가슴을 찢는 고통이다. 영화 장수상회에서는 칠성의 치매와 금님의 췌장암이 가족을 힘들게 했다. 치매는 치료가 되지 않는 병으로 진행을 늦추도록 관리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렇게 가족들은 시간을 붙잡으려 노력하다가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된다. 이 모든 걸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한다. 사랑하는 가족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칠성은 치매에 걸리고 점점 기억을 잃게 되다가 가족들 마저 몰라 보게 된다. 가족들은 그런 아버지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극단적인 시도를 하는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서 아버지에게서 가족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치우고 홀로 계시게 한다. 아들은 마트 사장으로 아내는 꽃집에서. 다른 가족들도 아버지 주변에서 함께 한다.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칠성과 금님이 요양병원으로 들어가게 되지만 그 모든 시간을 가족들이 가족애로 똘똘 뭉쳐 이겨내는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영화를 보면서 현실의 가족들에 대한 단상이 스쳐간다. 지금도 사랑으로 부모님의 병을 이겨내고 있는 세상의 모든 가족에게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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